[인터뷰] 4차 산업혁명 교육 실태와 정책적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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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딜로이트(Deloitte)의 2019년 산업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3D 프린팅 관련 매출액이 가파르게 상승하여 2020년에는 3조 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처럼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3D 프린팅이 앞으로 그 무대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의 교육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이상하겠죠. 일본과 영국은 이미 3D 프린팅 교육을 아이들의 정규 교과 과정에 포함시킴으로써 아이들의 창의력을 배양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의 경우 1학년부터 9학년까지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하고 실체화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함으로써 미래 인재 양성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2017년 경부터 400,000개에 초등학교에 교육용 3D 프린터를 보급하기 시작하여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선두주자로 앞서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의 3D 프린팅 교육은 어떨까요? 교육이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A 씨와 B 씨는 오랜 기간 3D 프린팅 교육과 제조 분야에서 일해온 사람으로 3D 프린팅 교육과 관련되어 제보할 것이 있다며 연락해 왔습니다. 먼저 그들을 통해 3D 프린팅 교육 현황과 그 환경에 대해 들을 수 있었는데요.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열악했습니다.

A 씨는 13년도부터 작년까지 중학교에서 3D 프린터 교육을 담당했습니다. 교육 과정에는 3D 프린터 장비에 대한 비용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교육 강사분들이 대게 사비로 구입한 3D 프린터를 교육 과정 내내 직접 들고 다니게 되는데요. 적게는 3대부터 많게는 10대에 달하는 3D 프린터와 그와 짝을 이룰 노트북들을 차에 싣고 교육을 다니게 됩니다. 한 학교에 3D 프린터 방과 후 교육을 받는 학생은 평균 15명 수준인데요. 상황이 이러하니 당연히 학생들은 3D 프린터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기 어렵습니다. 3D 프린터가 부족하여 각 학생들이 디자인한 물품을 1개씩 출력하는 것조차도 벅차기 때문입니다. 15년 전 혹은 그 이전부터 진행되었던 학교 컴퓨터 교육 과정 간 학생 한 명당 한 대의 PC가 제공되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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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도 위와 마찬가지의 상황이었는데요. A 씨는 5대의 3D 프린터로 15명의 학생을 교육해야 했습니다. A 씨는 3D 프린터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당연히 학생 1명당 3D 프린터 1대가 필요하고 최소한 학생 2명당 3D 프린터 1대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3D 프린터 교육이 소프트웨어, 이론 중심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하드웨어 교육 역시도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은 3D 프린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교육은 주입식, 암기 위주가 아니라 아닌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하고 정보를 서로 엮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도록 돕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소프트웨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에 대한 학습도 필요합니다. 사실 하드웨어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교육 장비의 개수는 교육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임이 분명합니다. 학생들이 컴퓨터 교육을 진행한다고 할 때, 학생 두 명당 컴퓨터 한 대를 사용하게 할 경우 그 교육의 질이 얼마나 낮아질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A 씨에 따르면, 학생들이 처음 3D 프린터 교육을 듣기 시작할 때, 매우 큰 흥미를 갖고 접근하지만, 이내 직접 해볼 수 있는 체험 요소가 매우 적다는 것을 깨닫고 금방 해당 교육에 흥미를 잃고 만다고 합니다. 15명의 학생이 5대의 3D 프린터로 교육을 받을 경우 3명의 학생이 1대의 3D 프린터를 나누어 사용해야 하는데요. 2시간의 수업 중 학생 1명이 3D 프린터를 온전히 조작해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0분 내외라고 합니다. 4차 산업혁명 교육이 아닌 4차 산업혁명 ‘맛보기’ 교육이 진행되는 셈이죠.

또 다른 문제점도 존재하는데요. 방과 후 강사 처우에 대한 것입니다. 초등학교 방과 후 교육은 학생 명수에 비례하여 급여를 지급받기 때문에 한 달에 보통 100만 원 정도의 금액을 받아 갈 수 있는데요. 중학교 이상의 교육은 교육 시간에 비례하여 급여를 받기 때문에 한 달에 30 – 40만 원 정도밖에 수령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중등 이상의 교육에 더 필요한 4차 산업혁명 교육이지만 교육자들은 중등부 이상의 교육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겨납니다. 그렇다면, “여러 학교를 다니면서 교육을 진행하여 부족한 급여를 메꾸면 될 것 아니냐”라고 반문하실 수 있지만, 수요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녹록지 않습니다. A, B 씨 외에 올해로 방과 후 교육 4년 차 경력의 C 씨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3D 프린팅 교육 시장이 활성화가 덜 되었는데, 강사의 공급은 늘어나는 추세여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방과 후 강사로서 취직에 성공하더라도 2년마다 면접을 다시 보고 재계약을 맺어야 하며 아이들의 경우도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영국의 사례처럼 꾸준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단계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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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3D 프린팅 교육 현황이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학교 측의 현실적인 예산, 비용적인 문제,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 등의 이유도 있습니다만 오늘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는 조금 다른 측면의 이야기입니다. B 씨는 재작년 어느 대학에서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름 캠프에 두 자녀를 보냈습니다. 해당 캠프의 커리큘럼에는 3D 프린팅 교육도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B 씨는 동종업계의 강사가 어떤 교육을 하나 궁금하여 학부모로 해당 교육을 참관했습니다. 해당 교육의 수준은 황당할 정도로 부실했다고 하는데요. 수업명에 3D 프린터가 들어가 있음에도 3D 프린터는 단 한 대만 비치되어 있었고 그나마 구동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20명의 학생들은 이론 교육과 스마트폰으로 IoT 앱을 구동 시켜보는 체험 교육만을 받았으며 교육 내내 지루함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이틀간 6시간을 교육한 뒤 수료증만 발급하고 끝났다는 데요. B 씨는 이런 교육은 정말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며 이런 식의 교육이 지속될 경우 3D 프린팅 교육의 성과에 대한 의문만 남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실제로 B 씨는 위와 유사한 또 다른 교육 사례를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학교 선생님들은 3D 프린팅 교육은 다 이런 식이냐며 푸념을 늘어놓았다고 하는데요. 교사 연수 교육을 하러 온 강사가 강의 시작과 함께 자신의 명함들을 교탁 앞에 나열 해놓고 영업하듯이 교육을 진행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심지어 해당 강사의 경력은 3D 프린터와는 전혀 무관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교육들이 대다수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인데요. 이런 경우 사실상 마케팅 수단으로 교육이라는 이름보단 일종의 홍보 행사에 가깝습니다. 이런 식의 세일즈를 위한 교육, 이벤트성 교육, 1회 성 교육은 3D 프린팅 교육 업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경쟁력을 갉아먹기 때문에 분명하게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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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국비가 지원되는 3D 프린터 방과 후 교사 양성 과정의 대상은 물론 일반 재직자를 포함하지만 경력 단절 여성, 퇴직자가 주 대상입니다. ‘100만 메이커스 양성’을 목표로 2013년도부터 진행되어온 이 교육을 통해 많은 수의 사람들이 제2의 인생을 기대하며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수료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3D 프린팅 교육 시장은 실제 교육 강사와 속칭 ‘업자’가 혼재하고 있고 처우나 환경이 열악하여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작년 모 선생님은 기존에 하던 강의가 갑자기 다 폐강이 되고 다른 업체가 그 교육을 맡게 되었는데요. 알고 보니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한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무료로 강의를 해준다고 해서 기존 강의가 전부 폐강된 것이었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공짜 강의가 있는데 왜 돈을 내느냐 싶었을 것이고 메이커 스페이스는 관련 실적을 쌓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일반적인 방과 후 선생님들은 생계가 걸려있으므로 강의를 무료로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앞서 말씀드린 대로 3D 프린터를 비롯한 교육에 필요한 장비들을 모두 사비로 구입했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무료로 이루어지는 교육, 그 교육의 질에 대해서는 누가 보증할 것이며 책임은 누가 질까요? 그나마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요. 해당 메이커 스페이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교육을 접어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이미 해당 지역 3D 프린팅 교육 시장의 물을 다 흐려버린 뒤였습니다.

이러한 교육 상황과는 무관하게 얼마 전부터 3D 프린터 관련 국가 공인 자격증제가 시행되었습니다. 3D 프린터 운용기능사와 3D 프린터 개발 산업기사가 그것인데요. 3D 프린터 교육 시장이 이러하여 밑 빠진 독에 물 붙는 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업계가 자생력을 잃어 제대로 돌아가고 않고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 무작정 자격증제를 시행하는 다소 모순적인 정책이 말이 되는가 싶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자격증제 시행으로 적법한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강사를 보다 쉽게 판단하고 제대로 선별할 수 있게 된다면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마케팅 용도로 돈만 빼먹으려는 낮은 수준의 교육은 점차 사라질 겁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결국 교육 강사를 선발하는 과정에 좀 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고 학교와 정부의 노력과 의지가 필요합니다. 3D 프린팅 교육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한 것을 실체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완성해 나간다는 점에서 기존의 그 어떤 교육과도 차별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필요한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을 키워줍니다. 미래를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이 다른 나라 아이들과의 경쟁에 앞서려면, 암기한 답을 빠르게 찾아내는 기술이 필요할까요? 아니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할까요? 3D 프린팅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교육에 대한 생각을 재고하고 ‘진짜’ 교육을 안겨주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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