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D 프린터 장인이 ‘안녕하세요’에 출연하게 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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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본래 ‘메이커’의 본능을 타고났다고 하죠. 인류는 그 시작과 함께 창작 활동을 지속해왔습니다. 사냥, 수렵 활동을 돕는 도구에서 시작해서 빛을 밝히는 전구, 수소 에너지로 움직이는 이동 수단까지. 사람들의 끊임없는 발견, 창작 욕구는 결국 근대에 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풍요와 편리함을 선물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메이커 활동은 풍요를 이룩하기 위해서만, 즉,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활동 자체가 인간에게 재미와 흥미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라는 것이 더 알맞은 이유일 것입니다.

오늘 이 메이킹의 재미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있고, 부던한 연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와 종류의 국산 3D 프린터 만들어내고 있는 3D 프린터 장인을 만나볼건데요. 최근 KBS의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 출연하기도 하시면서 많은 관심을 받으셨었습니다. 안녕하세요에 출연하게 된 계기부터, 3D 프린터에 관심을 갖게 된 경위, 개발하신 3D 프린터에 대한 내용 등을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새롭게 출시한 3D 프린터, 비모를 들고 웃어보이는 홍순걸 메이크플러스 대표
 Q. 안녕하세요.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메이커봇 사에서 2008년 출시한 띵오메틱(Thing O Matic)
 

 A. 3D 프린터 분야에서 일한 지 이제 7년차를 맞이한 홍순걸이고요. 메이커플러스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L사 로봇 청소기 하청업체 연구원으로 근무했었습니다. 그 당시 메이커봇 사에서 띵오메틱(Thing O Matic)이라는 제품을 출시할 때(2008년)였는데요. 그때부터 로봇 청소기 제조에 3D 프린터를 활용, 부품을 개발하는 역할을 담당했었습니다.

그 당시 3D 프린터를 활용한 부품 개발이 매우 성공적이었고 그 경험이 결국 저를 이 길로 이끌었던 것 같아요. 당시 L사 직원들과 미팅을 할 때 매우 호평을 받았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개발 시간을 1달 이상 단축시켰습니다. 목업 업체에 맡기면 3D 프린터로 하루면 출력 가능할 것이 일주일 이상 소요되며 비용도 10배 이상 필요했거든요. 이를테면, 저희 연구소에서 목업 제조용으로 1년에 1억 정도 썼던 것 같은데, 3D 프린터 도입 후에는 1천만원도 안 들었습니다.

 

Q.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 및 3D 프린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구체적으로 있을까요?

A. 연구소의 연구소장님이 처음으로 3D 프린터를 연구에 도입해보는 게 어떻겠냐 추천했었는데요. 그래서 그때 제가 회사돈으로 전세계에 있는 3D 프린터를 다 샀었습니다(웃음). 앞서 언급한 띵오메틱 뿐만 아니라 10대 이상 산 것 같아요.

당시 구매한 모든 3D 프린터를 조립하고 테스트해보면서 느낀 점은 솔직한 말로 ‘다 그지같더라’였어요. 그래서 직접 더 나은 품질의 3D 프린터를 개발하고 싶어졌습니다. 특히나 그 당시 3D 프린터들의 소음이 너무 심해서 출력을 시작하면 저기 연구소 끝에서 다른 직원이 또 출력 시작하냐며 푸념을 늘어놓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뭔가 조용히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소음이 안나는 일종의 ‘스텔스 3D 프린터를 만들어야겠다’ 생각을 했었죠.

 

Q. 웹사이트에 상당히 많은 수의 3D 프린터가 공개되어있는데요(에펠, 메이크박스, 비모 등), 다 직접 개발하신거에요?

A. 네, 맨 처음에 만든 제품이 베트봇인데요. 이 제품은 그 당시(2012년도) 해외 3D 프린팅 소식지에 한국 최초의 3D 프린터로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이 제품은 용산에 40대 납품했었는데요. 당시 수익이 제법 괜찮아서 이 분야에 계속해서 관심을 갖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었죠.

그 이후 제작한 에펠이란 제품이 제가 회사를 그만두게 된 계기를 제공했는데요. 이 제품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연구소장이 제 외도를 알아차리게 된거죠(웃음). 당시 한국 최초 저가형 완제품 3D 프린터로 많은 관심을 받았었습니다. 이름이 에펠인 이유는 이 프린터의 옆 라인을 보면 에펠탑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토스트라는 3D 프린터는 국내 유명 소셜커머스 플랫폼 T사와의 협업으로 판매를 진행했던 제품입니다. 한류스타와 카다로그까지 찍고 판매를 진행했으나 제 예상보다 너무 많이 팔려서 필요 생산 물량을 맞추지 못해서 판매를 중단했었죠. 저는 한달에 10대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하루만에 준비한 물량인 30대가 전부 팔렸습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계약이 종료되었죠.

메이커박스라는 제품은 당시 유명 편의점 체인 S사에서 세계 최초로 3D 프린터 출력 서비스를 시작했었는데요. 그 때 S편의점에 도입된 3D 프린터가 이 제품입니다. 조립형 키트이며 현재까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밀리언셀러 제품입니다. 이외에 붐, 사일런, 메이커플러스 세븐 그리고 이번에 출시한 비모까지 총 11종을 개발했습니다. OEM 방식으로 납품한 제품도 있어서 실제는 더 많고요. 최소 1년에 1종류씩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3D 프린터는요?
A. 제가 두 번째로 만든 3D 프린터 에펠입니다. 이 3D 프린터는 자다가 꿈에서 떠올리고 잠에서 깬 뒤 바로 캐드로 설계를 시작하여 하루만에 완성시킨 제품입니다. 추후 회사가 커지면 박물관에 전시 해놓고 싶을 정도로 애착이 가는 모델입니다. 처음에는 자작나무로 만들었었는데요 이사하다가 소실되었습니다.

 

Q. 처음 3D 프린터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으시고, 개발을 시작한 직후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초창기에는 부품 조달이 어려웠어요. 세운상가 일대에서 노즐 하나부터 보드까지 전부 제작했어요. 보드 뜨는데도 많은 비용이 들었고 개발비가 많이 투자되었으나 이런 비용이 제품 가에 다 반영되지는 않았습니다.

 

Q. 그럼 현재 겪고 있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가요?
A. 현재는 총알이 다 소진된 게 가장 큰 애로사항입니다(웃음). 매년 벌어들이는 수익이 5, 6천이상되지만 그 이상의 금액이 투자개발비로 소요되기 때문에 추가 대출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종의 수업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일반적인 FDM 프린터를 넘어서 교육 전문 키트를 중점 개발하게 된 경위는 무엇인가요?
A. 국내는 FDM 일반 소비자 시장 층이 얇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어서 국내제품이 뛰어들 틈이 없어요. 그래서 그 중국산 저가 완제품과 대기업 3D 프린터 제품 사이에 위치하는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교육용 시장은 교육이 진행됨과 동시에 원활한 AS도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해외 제품은 부품 조달이 어려워 자체 AS가 상당히 어렵죠. 하지만 저희는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니즈를 바로바로 수용할 수 있으며 자체 AS도 매우 수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 전문 키트가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고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Q. 3D 프린터 판매 외에도 LCD 3D 프린터를 이용한 출력 대행 서비스나 방문 교육 서비스도 진행하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과거 홍대 앞에서 3D 프린팅 출력 서비스를 2년간 했었는데요. 졸업 작품과 관련한 수요가 상당했어요. 학생들이 졸업 작품을 만드는 데 1인당 3 – 400만 원을 사용합니다. 특히 고해상도 출력을 많이 원하시는데요. 또, 부품과 관련한 수요도 많았습니다. 공장에서 금형을 떠서 제조할 때 보면 제조 실패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10개를 뜨면 그 중 1개가 성공 할까말까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자본금을 소모하게 되고 결국 도산해버리는 업체도 많죠. 물론 크기가 상당히 큰 제품은 현재 3D 프린터로 작업하기 어렵지만 손가락 만한 크기의 작은 제품은 생산성이 충분합니다. 이런 소형 금형은 3D 프린터로 진행하는 시장이 상당히 커지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LCD 3D 프린터로 출력 대행 서비스를 진행하는 시장이 커질 것이라 생각하고요. 저희도 그런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방문 교육 서비스는 유한대학교 방과 후 교사 양성과정 많이 해왔으며 그에 따라 여러 3D 프린터 선생님 배출시켰습니다. 개인적으로 학생들이 직접 조립한 프린터로 직접 출력해보는게 가장 이상적인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단편적인 사용 방법 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계하고 출력해내는 것이 최고의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기계에 대한 이해도도 높이고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또 만약 해외 유학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유학용 포트폴리오에 3D 프린터를 다루었던 것을 첨부하게 되면 이 항목이 국영수를 비롯한 다른 항목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KBS의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 출연하여 많은 관심을 받으셨는데요.
출연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요?
A. 1인 기업을 6년동안 운영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아내가 생각했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대기업이 아니므로 아무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인터뷰도 간략한 제품 홍보 기사 말고는 제대로 된 인터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파급력이 크다고 생각한 인기 프로그램,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3D 프린터의 현실, 기업인들의 애로사항 그리고 그 기업인들의 가족이 겪는 문제점, 3D 프린터의 현주소에 대해 알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방송에서는 제 개인적인 사연에 대한 것만 부각이 되어서 3D 프린터 업계 분들에게 누가 된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비모의 조립설명서, 초보자도 쉽게 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Q. 이번에 새로 출시한 신규 교육용 3D 프린터 키트, 비모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6, 7년이라는 기간 동안 초중고 기술학교부터 일반인 교육까지 진행하면서 받은 피드백과 정보, 애로사항, 반응 등을 종합, 압축하여 담아낸 제품입니다. 쉽게 말해, 비모를 탄생시키는 데 6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된 것이죠.

또 제가 3D 프린터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니까 많은 분들께서 제 집에 3D 프린터가 잔뜩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실제로는 제가 집에 가져다 놓으면 아내가 치우라고 해서 하나도 남아있는 게 없고 단 하나, 비모만 남아있어요. 그만큼 비모가 디자인이 매력적이며 소음이 적다는 거죠. 또한 사용성도 편리합니다. 노트북처럼 어디에나 들고 다니시면서 출력이 가능하며 심지어 카페에서도 출력이 가능합니다.

또한 이 제품은 개인 FDM 3D 프린터의 시초 격인 띵오메틱(Thing O Matic) 출시 10주년을 맞이해 탄생한 오마주 제품입니다. 3D 프린터 매니아나 이쪽 업계에 종사하는 분, 오리지널 3D 프린터를 한 번쯤 조립해보고 싶으신 분 등 많은 분들께 어필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간편하게 조립할 수 있게 개발되었으면 제품 하드웨어 조립은 단 2시간이면 가능합니다. 이후 소프트웨어, 칼리브레이션 등의 작업 2시간이면 모든 과정이 완료됩니다. 일부러 2시간 단위로 끊어서 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도록 하기 위해서죠.

 

Q.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앞으로 목표는 비모를 아카데미 과학처럼 3D 프린터 매니아들뿐아니라 일반인, 학생들이 과제, 취미 등 무슨 활동을 하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 공구나 평범한 기계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제까지는 다소 특별한 제품으로 여겨져왔거든요. 앞으로는 동네 문구사에 가서 구매한 뒤 아빠와 아들이 둘이서 조립하면서 함께 놀며 배우는 그림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하나의 목표는 국내시장이 다소 좁으니까. 중국이나 미국 등의 해외 시장을 이베이 같은 커머스 사이트를 이용해 판매하는 것이에요. 이 제품이 ‘워크맨’처럼 전 세계 밀리언셀러 1위 제품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조립 키트’하면 비모’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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