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비닐봉지를 폰 케이스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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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스 언리미티드(Tethers Unlimited)는 나사로부터 큰 금액을 투자 받은 우주 산업 전문 3D 프린팅 솔루션 업체입니다. 지금도 개발 중인지는 모르겠으나 과거, ‘스파이더펩(Spiderfab)’이라는 말 그대로 거미 형태의 3D 프린팅 건축 기계를 연구, 제안한 것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위 회사에서 리페브리케이터(Refabracator)라는 이름의 새로운 3D 프린터를 내놓았는데요. 소형 냉장고처럼 투박하게 생긴 이 3D 프린터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플라스틱 재료를 무제한으로 반복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도 사용 후 폐기된 플라스틱을 3D 프린터용 재료로 사용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어 왔지만,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버려진 플라스틱을 3D 프린터용 재료로 만들기 위해선 플라스틱을 ‘잘게 쪼개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그렇게 하게 되면 플라스틱의 품질이 떨어지고 반복적으로 재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리페브리케이터의 경우 플라스틱을 잘게 쪼개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폐플라스틱을 재사용하더라도 품질이 동일하며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재제조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지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서 이루어지는 단기간 연구의 경우 필요한 물품을 지구로부터 배송받아 사용할 수 있지만, 화성 탐사 같은 장기간의 연구가 이루어지게 될 경우 지구로부터 필요 물품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주어진 재료로 계속해서 생활해내야만 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어떤 플라스틱이든 넣기만 하면 원하는 모양대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리페브리케이터와 같은 3D 프린터는 탐사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를테면, 일시적으로 사용 후 쓸모가 없어진 일회용 포장지도 우주선 내에서 유용하게 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렌치로 재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폐기물을 별도로 처리할 필요도 없어지니 일석이조입니다. 또, 해당 렌치의 치수가 안 맞을 경우 일반적인 3D 프린터라면 출력된 렌치를 폐기하고 새로 출력해야 하는 낭비가 있었겠지만, 리페브리케이터는 그저 출력된 렌치를 재료로 재사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테더스 언리미티드의 이 기술은 상용화될 경우 우주에서뿐만 아니라 지구에서도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가령, 사용한 플라스틱 비닐봉지나 포장지, 플라스틱 페트병,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을 페브리케이터에 폐기할 경우 3D 프린팅 필라멘트나 스마트폰 케이스 등으로 돌려받을 수 있게 될 수도 있는 겁니다.


◈ 100%, 버려진 페트병으로 제작된 필라멘트

일반 소비자에게 저 멀리 우주나 나사의 사례보다는 더 가까운 플라스틱 재활용 사례 하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영국의 3D 프린터 필라멘트 제조 업체 필라멘티브(Filamentive)는 최근 ONE PET라는 신규 필라멘트를 출시했는데요. 이 필라멘트는 100%, 사용 후 버려진 페트병을 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필라멘트는 트라이디어(Tridea)라는 회사의 기술력으로 제조되었습니다(동일한 이름의 휴대폰 케이스 브랜드가 존재하는데요 이 업체와는 무관합니다).

트라이디어는 버려진 플라스틱들을 수거하여 작게 분쇄한 뒤 재사용 가능한 필라멘트로 만들어내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필라멘티브에 따르면, 트라이디어와의 협업으로 제조된 필라멘트를 다각도로 테스트해보았으나 품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필라멘티브와 트라이디어 두 업체의 100% 재활용 플라스틱 필라멘트는 각각 2만 5천 원(19.99 유로)과 3만 8천 원(29.99 유로)의 가격에 판매 중입니다.

트라이디어는 앞서 테더스 언리미티드가 언급한 폐플라스틱을 분쇄하여 필라멘트를 만드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비록 이 방법이 플라스틱을 재사용하는 횟수에 제한이 있고 무제한 재사용이 불가능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10% 만이 재활용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할 때 트라이디어의 활동도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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