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아닌 미국 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매년 16억 개의 일회용 펜이 사용 후 버려집니다. 1억 6천 개도 아닌 16억 개가 매해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버려집니다. 대게 이러한 펜들은 많은 경우 학업이나 업무 도중 사용되고 버려지는데요. 전자 문서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일회용 펜의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회용 펜의 잉크는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버려진 일회용 펜의 더 큰 문제는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그렇듯 생물 분해되는데 몇 백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영국의 유명 문구 판매 업체 페이퍼체이스(Paperchase)는 최근 런던 기반의 스타트업 베치웍스(Batch.works)와 협업을 시작했는데요. 베치웍스는 지속 가능한 생분해성 재료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사무 용품을 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볼펜, 페이퍼 클립, 펜 꽂이를 제조하였는데요. 이 친환경 제품들은 사탕수수를 바탕으로 한 바이오 플라스틱 필라멘트로 출력되었습니다(사실 PLA라 불리는 대부분의 3D 프린터의 재료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필라멘트는 사탕수수, 옥수수, 감자 등에서 얻어지는 전분을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베치웍스에서 특별한 기술을 바탕으로 출력해낸 것은 아닙니다). PLA는 바다 미생물에 의해서도 분해가 가능할 뿐 아니라 한 달 이내에 완전 분해가 가능합니다.
영국 문구 판매 업체 페이퍼체이스는 환경 보호에 가치를 두고 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의식적인 생활(Conscious Living)’ 항목을 새로 추가하고 거기에 베치웍스의 제품을 포함한 지속 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제품들을 컬렉션으로 묶어놓았습니다.

과거 건축가로 근무하다 2016년 베치웍스를 창업한 줄리안 바이시에러스(Julien Vaissieres) 씨는 베치웍스를 작은 규모의 제품을 3D 프린터로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로 키울 계획입니다.
“3D 프린팅 기술은 프로토타입 제작이나 고성능 제품을 디자인하는 데 오랜 기간 사용되어 왔으며 베치웍스도 이와 마찬가지로 느리고 비용이 많이 소모되는 전통 문구 산업을 3D 프린팅 기술로 개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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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장기 목표 중 하나는 우리 제품을 다른 도시에서 생산해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전통 제조 비용의 일부만으로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되고 공급망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베치웍스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한다는 것 외에도 또 다른 강점이 존재하는데요. 바로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베치웍스는 두 달 안에 30,000개의 부품을 제조해낸 적이 있는데요. 이는 디자인의 간결함 덕분입니다. 일례로, 페이퍼 클립의 경우에 단 2분이면 출력이 가능하고 펜 꽂이의 경우 20분이면 출력이 가능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소비의 중요성과 가격이나 품질보다 소비자 자신의 가치에 집중하는 소비 방식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베치웍스처럼 특정 가치를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베치웍스의 제품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페이퍼체이스의 ‘Conscious Living’ 컬렉션 페이지에 방문하시거나 혹은 3D 프린터를 보유하고 계시다면 직접 나만의 펜을 디자인하고 만들어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