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2년간 수작업으로 만들던 피규어를 3D 프린터로 만들게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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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 변화하면서 그전까지는 내가 직접 버튼을 눌러야만 작동이 되었던 기계들이 이제 목소리만으로 작동한다거나 아니면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알아서 작동하는 등 사람보다 먼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이 적용될 것이며 그것들은 알아서 서로 소통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도 본격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변화를 피부로 느끼기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대개 많은 사람들이 이 4차 산업혁명하면, 두려움부터 느끼기 시작할 텐데요. 그 두려움의 요인은 대개 일자리, 직업과 관련이 있습니다. 기존의 방법대로 오랜 기간 일한 사람들은 전혀 다른 방식의 새로운 기술 유입에 거부감을 느끼고 내 커리어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까 걱정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죠. 그들은 그 분야의 베테랑이자 전문가이지만,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아남는 쪽은 기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쪽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12년간 수작업으로 피규어를 만들어왔으나 어떠한 계기로 작업 과정에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업체, 스팀캣의 사례를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개인 작업 및 피규어 제작을 병행하는 피규어 원형작가 김상현입니다.

 

Q.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A. 피규어를 만드는 것에 원래부터 관심이 있었는데요. 피규어 제작 일을 하기 전에는 7, 8년 정도 2D 일러스트레이터를 활용한 컨셉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았었습니다. 그러다가 33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피규어 제작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피규어에 관심만 갖고 있다가 제가 그 나이쯤 되었을 때부터 인터넷에 피규어 제작과 관련된 자료들이 공유되기 시작했고, 그 공유된 정보들이 제가 이 분야에 뛰어들도록 도와주었습니다. 2D로만 작업하던 것들을 3D로 구현하는 과정이 너무 흥미롭더라고요.

 

Q. 만드셨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나요?
A. 매번 작업하고 나면 사실은 아쉬운 부분이 더 많이 기억에 남는데요. 굳이 기억에 남는 작품 하나만 꼽아보자면 제 첫 번째 작업이었던 헬보이 얼굴 커스텀 제작이 기억에 남네요.

 

Q. 업무에 3D 프린터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시고, 도입 당시 느낀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A. 12년 동안 피규어를 수작업으로 제작하다가 3D프린터를 도입한지는 불과 2, 3년 밖에 안되었는데요. 수작업의 경우, 전날 90% 완성한 뒤 다음날 보면 마음에 안 드는 때가 있어요. 이때 다음날 재가공을 해야 하는데, 또 재작업을 하다 보면 이전 작품이 더 낫다고 판단되는 때가 있어요. 근데 다시 되돌릴 수가 없으니까. 이럴 때 참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3D 프린터는 3D 모델링 파일로 작업이 진행되니까 수정 작업을 하더라도 이전 작업물과 비교하며 제작이 가능하고 필요할 경우 이전 작업물을 다시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이 매우 편리했습니다.

사실 3D 프린터에 관심을 갖게 된 지는 매우 오래되었는데요. 3D 프린터가 과연 작품의 손맛을 잘 살릴 수 있을까 우려가 많았어요.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어떤 사진 하나를 접하게 되었는데요. ‘나노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조각상’을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이었죠. 이 사진을 보고 나서 마냥 경계만 할 게 아니라 얼른 도입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3D 프린팅과 같은 기술이 이쪽 업계에 빨리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알게 모르게 신기술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생각이 바뀐 뒤로 3D 프린터도 그저 도구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애당초 우려했던 작품 손맛의 경우에는 후가공을 통해 재현할 수 있으니 전체 큰 그림을 3D 프린터로 완성하고 후가공에 내 느낌을 살려서 제작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도입 당시 느낀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처음 도입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새로운 것을 공부하기에 나이도 이미 많다고 느껴졌고 더군다나 일을 하면서 틈틈이 공부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 내기가 어려웠어요. 3D 모델링 툴은 지브러시를 공부했었는데요. 젊었을 적 알리아스(마야의 전신)를 공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헷갈리더군요

 

Jonty Hurwitz가 3D 프린터로 나노출력한 조각상, 사람의 머리카락보다 작지만 섬세하다

 

Q. 그렇다면 현재 사용 중인 3D 프린터는 무엇이 있으세요?
A. 사용 중인 3D 프린터는 FDM 방식과 DLP 방식 두 가지가 있는데요. 조트랙스 M200과 개인이 만든 커스텀 DLP 3D 프린터 이렇게 두 대입니다. 커스텀 방식의 DLP 3D 프린터는 주얼리 납품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작은 빌드 사이즈를 갖고 있으나 세밀하게 나옵니다.

 

개인 사업자가 제작한 커스텀 DLP 3D 프린터

Q. 수작업 대비 3D 프린터로 작업할 때의 장, 단점은요?
A. 출력 전과 후 나누어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출력 전에는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작품의 재수정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전 작품과 비교해가며 작품을 수정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출력 후에는 생각보다 작품이 맘에 들지 않게 나왔을 때 그 원형을 얼마든지 재출력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네요. 단점이라면 아직까지 손이 많이 간다는 걸 꼽을 수 있어요. 또한 빌드 사이즈가 큰 것을 출력할 경우 작품의 가격대가 높아진 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더 발전된 제품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어요.

 

Q. 스팀캣의 사례처럼 자신의 분야에 3D 프린터를 접목시키고자 하는 업체가 있다면, 전해주거나 공유해주고 싶은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A. 저도 지금 거의 배우고 있는 상황이라(웃음), 특별히 말씀드릴 노하우 같은 것은 없는 것 같고요. 제가 사용하는 DLP 제품의 경우 각진 게 잘 안 나오는 문제가 있는데요, 요새 많이 출시되고 있는 LCD 제품은 그런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이러한 문제들은 더 발전된 새 3D 프린터가 나오면 거의 다 알아서 해결되는 문제라…

 

 

Q. 실사용자로서 사용 후 느껴지는 3D 프린터의 아쉬운 점 혹은 필요, 개선사항은 무엇인가요? FDM, DLP 개별적으로 말씀해주세요.

A. FDM – FDM 방식은 적층 자국이 많이 보이고 가장자리 부분이 좀 적층이 잘 안되는 게 아쉽고요. 이건 FDM 방식만의 한계가 아닌가 싶어요. 옆이나 윗면 적층은 조밀하게 잘 되는데 가장자리는 서포트를 아무리 해도 잘 안되더라고요

DLP – 프로젝터를 광원으로 써서 레진이 응고되는 방식이다 보니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Z 축으로 확장할 때 좀 출력물이 늘어지는 느낌이 있어요. 제가 사용하는 제품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조립할 때 보면 결합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요. 규격에 딱 맞게 나오지 않더라고요.

 

 

Q. FDM과 DLP 3D 프린터를 각각 한 대씩 보유하고 계신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사이즈 때문에 그런데요. DLP가 FDM 방식보다 정교하게는 나와요. 규격은 좀 어긋나더라도 세밀하게 나오는 편이에요. 반면, FDM은 조밀함이 떨어져도 프린터의 빌드 사이즈가 좀 더 크기 때문에 큰 제품 작업할 때 용이합니다. 그래서 세밀한 작업을 요할 때에만 DLP를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FDM 3D프린터를 사용하는 편이에요.

 

Q. 작품 출력 간 재료비나 출력 소요시간을 얼마나 되나요?
A. 작업에 따라서 다른데, FDM으로 작업할 때 전반적으로 더 오래 걸리고요 DLP는 그것보다는 빨라요. FDM은 크기에 따라 작업 속도가 크게 차이가 나요. 재료비는 계속해서 저렴해지고 있는 추세에요. 레진도 3, 4년 전만해도 kg당 30만원대였는데 요즘엔 5만원대도 있더라고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앞으로도 계속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작품을 생산할 것 같습니다. 업체하고 작업할 때에도 중간 과정을 데이터 파일로 공유해줄 수 있어서 편리하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수정 소요가 생기면 바로바로 작업 중간에 수정이 가능하니까 앞으로도 계속 이런 방식으로 작업할 것 같고요. 다만 지금 사용 중인 3D 프린터보다 좀 더 개선된 제품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최근 들어 LCD 3D 프린터에 관심이 많아져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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