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즉석에서 부품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는 그들의 사연
2016년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으로 판매가 중단되어 아우디의 신차들이 평택항에 2년째 묶이게 되는 상황이 있었는데요. 한때, 이 자동차들을 어떻게 처분하냐에 많은 관심이 쏠렸었습니다. 평택항 바닷물의 영향으로 일부 부식이 이루어졌을지 모르는 차를 신차로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금속은 공기 중의 습기에 노출될 때도 부식이 되지만, 바닷물 속에서는 그 속도가 10배나 더 빠릅니다. 결국 아우디에서는 이 자동차들을 중고차로 판매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말씀을 왜 드리냐하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닷물로 인한 부품 손상을 달고 살 수밖에 없는 미 해군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미 해군 항공모함을 이루고 있는 많은 것들 중에서 미 해군 전투기는 특히 바닷물에 취약해서 부품을 자주자주 교체해주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합니다. 미 해군에서는 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오늘 소개해드릴 방안도 그중 하나입니다. 바로 미 함정 내부에서 3D 프린터로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방법인데요. 그저 3D 프린터로 생산하기만 한다면 그동안 전해드린 소식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을 테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AI를 적용한 한 단계 더 나아간 제조 기술을 만들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미 해군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적인 방위업체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s), 카네기 멜론 대학(Carnegie Mellon University) 등의 업체들과 힘을 합쳤습니다. 2년의 기간 동안 66억 원의 금액이 투자될 예정이며 첫 연구에 항공산업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티타늄인 Ti-6AI-4V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 3D 프린팅을 활용한 대량 생산을 막는 장애물
3D 프린터를 이용한 대량 생산을 가로막는 요소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출력을 통해 나온 제품들의 품질이 균일하지 못함
2. 출력 과정 중간중간 진행 상태를 파악하고 점검해줄 필요가 있음
그중 가장 큰 문제점은 출력을 통해 생산한 제품들이 서로 균일하지 못하다는 점이 있는데요. 겉으로 보기에는 동일한 형태를 이룬 것 같아도 막상 부품 결합 후 작동시켰을 때, 차이를 보이는 등 출력물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는 매우 큰 단점이 있죠(물론 이는 출력하는 방법 즉, 프린팅 기술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일 것입니다).
미 해군과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알고리즘을 도입하여 새로운 세대의 3D 프린터를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며칠 전 소개해드린 AI와 3D 프린터를 결합시켜 공장 자동화 솔루션을 제작하려는 에이아이 빌드 사와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미 해군 연구팀은 AI 알고리즘을 도입하여, 3D 프린팅 로봇 스스로가 센서를 통해 관찰하고 배우며 판단을 내릴 수 있게끔 할 계획입니다. 심지어, 제품 출력 중에 필요한 부품이 있으면 알아서 주문을 넣을 수 있도록 할 계획도 있다는데요. 일종의 IoT 시스템이 장착되는 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애초에 3D 프린터가 균일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이유는 출력물의 형태와 소재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AI가 스스로 출력물에 대한 데이터를 저장, 판단하고 이해하여 출력할 수 있게 된다면 3D 프린터의 균일성 문제는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며 출력 중간중간 인간이 개입할 필요도 없어질 것입니다.
미 해군 연구팀의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로봇, 3D 프린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공장 자동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Popular Mechanics / Lockheed Mar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