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뒤로 많은 전문가들이 앞으로 가내 혹은 소규모 판매장에서 직접 높은 품질의 다양한 물건을 소규모로 제작하여 판매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었습니다. 집에서 필요한 물건을 직접 디자인하여 사용하거나 판매하여 수익을 낼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인데요. 3D프린터 산업의 성장 방향을 보면 이렇게 흥미로울 때가 있습니다. 제조 산업을 통해서는 기존의 방식보다 더 빠르고 많은 제품을 저렴하게 찍어내기 위해 발전하고 있는 반면 일반 가정이나 교육, 소규모 산업에서는 적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창의성, 독창성을 가진 제품을 생산해내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으니 말이죠.

다시 소규모 판매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들의 예측대로 앞으로 3D 프린팅 기술이 발전해 감에 따라 3D프린터가 보급화, 대중화되는 순간이 오면 스몰배치 전략을 기반으로 한 여러 사업이 생길 것입니다. 그렇다면 3D프린터의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 그러한 스몰배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 있거나 이미 진행 중인 회사들은 어떤 회사들이 있을까요? 외국의 사례부터 국내의 사례까지 모두 알아보겠습니다.

그전에 먼저 스몰배치(Small-batch) 사업에 대한 정의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스몰배치란 원래는 소량 생산한 버번 위스키를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작은 규모의 업체에서 고품질의 제품을 적은 수량만 제한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가내수공업도 여기에 해당하겠네요. 전에 소개해드렸던 메이커 산업도 일종의 스몰배치 사업에 해당합니다. 메이커 산업도 일관된 품질의 물건을 대량으로 찍어내기보다는 작은 규모라도 다양한 품질의 물건을 생산해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전에 인터뷰를 통해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 맞춤형 피규어 제작 업체도 사실은 스몰배치 전략을 통한 사업에 해당하지만 이번에는 이렇게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사업체들보다는 개인이나 혹은 소규모 단체가 아이디어만 갖고 시작하는 회사들 위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와 같은 업체에서 만든 제품들이야말로 스몰배치라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니까요. 먼저 외국의 사례들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NonmaniFOLD

제일 처음으로 소개해드릴 회사는 비다양체라는 뜻을 가진 Nonmanifold라는 액세서리 제작 스타트업입니다. 3D프린터로 팔찌와 목걸이를 제작하는 네덜란드 회사인데요. “여성스러움과 평등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대 여성을 위한 액세서리”라는 컨셉을 갖고 있으며 비트코인 모양, 라즈베리 모양, 불꽃 모양 등 다양한 모양으로 제작된 3D프린팅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액세서리들이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98유로(한화 약 11만 원)에서 211유로(한화 약 27만 원) 사이의 금액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전문 주얼리 판매 업체로서 성장하기 위해 시작된 스타트업이 아닌 뜻이 일치하는 개개인들이 모여서 자신의 뜻과 생각을 액세서리에 담아 판매하는 것에 의의를 둔 회사로 보입니다.


 

 

JEWLR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회사는 온라인 전문 주얼리 판매업체 JEWLR입니다. 전문 업체답게 반지, 목걸이, 펜던트 등 여러 액세서리를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으며 캐나다 회사입니다. 소비자들에게 그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개성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주얼리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회사의 목적이라고 합니다. 높은 퀄리티와 저렴한 가격을 보장하며 1년의 무상보증 기간과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시 99일 이내에 배송비를 제외한 전체 금액 환불해주는 시스템(EASY HASSLE-FREE 99-DAY RETURN POLICY)을 갖고 있습니다. 3D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할 시 스타일과 재료 속성, 보석을 선택하고 이니셜을 새기는 것까지 거의 모든 것을 직접 선택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도 있으니 함께 보시죠.

이렇게 소비자의 모든 요구에 발맞추어 액세서리를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 3D프린터로 제품을 만들어낼 때에 갖는 장점이 하나 더 존재하는데요. 그것은 바로 유행이나 새로운 스타일에 바로바로 적응하며 발맞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사례 중 하나로 영국 왕위 계승 서열 5위인 해리 왕자의 약혼식 반지 건을 들 수 있습니다.

영국의 해리 왕자와 할리우드 여배우 메건 마크리가 얼마 전 약혼을 하였는데, 그 당시 해리 왕자가 손수 디자인한 약혼반지를 약혼녀에게 선물하였었습니다. 이 일이 많은 화제가 되어 그 약혼반지의 3D프린팅 모사품이 완판되는 웃지 못할 일이 있었습니다. 이때에 그 3D 프린팅 모사 품을 판매한 업체가 바로 방금 소개해드린 Jewlr인데요. 단 $99(한화 약 10만 원)의 가격에 판매되었다고 하니 가격 역시 매력적이죠?


 

 

CopyPastry

이번에 소개해드릴 회사는 CopyPastry입니다. CopyPastry는 소비자가 원하는 사람의 얼굴이나 동물의 얼굴 모양을 한 쿠키를 제작해서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 데이에 세상에서 하나뿐인 자신들의 얼굴이 담긴 쿠키를 선물한다면 분명 감동하겠죠? 아무튼 CopyPastry는 헝가리 소녀 Kriszti Bozzai가 창업한 회사입니다. 고객이 쿠키로 만들고자 하는 사진(본인, 연인, 반려동물 등)을 보내오면 그 사진을 바탕으로 3D 모델링 작업을 거친 뒤 3D프린터를 이용해 쿠키 커터(쿠키를 자르는 데 사용하는 일종의 틀)를 제작합니다. 그 후 따로 제작한 큰 쿠키를 커터를 이용해 잘라내어 특별한 쿠키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아 물론 쿠키를 잘라낸 뒤 각종 색소로 색을 입히는 과정도 진행합니다. 이 아이템이야말로 창의력을 발휘해 간단하며 다른 두 가지를 합쳐낸 훌륭한 사업 아이템이네요.


 

 

ARCKIT Infiniti 3D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외국에서는 이름 있는 건축 디자인 키트 판매업체 Arckit에서 Arckit Infiniti 3D 시리즈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레고보다 조금 더 실제 건축에 가까운 장난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 영상으로 확인하는 것이 빠를 것 같아서 영상을 갖고 왔습니다.

영상 속에서 보이는 모든 것이 3D프린터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영상 속에서 볼 수 있는 저런 제품들을 판매해왔었는데, 이번에 그저 주어진 부품으로만 제작하는 것을 한 단계 넘어서 Infiniti 3D라는 이름으로 직접 새로운 창문이나 계단, 새로운 디자인의 문 등 모든 것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인 것입니다. Shapeways라는 3D 프린팅 출력 업체를 통해 의뢰하면 소비자가 의뢰한 디자인대로 직접 부품들을 제작하여 발송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미니 구조물 제작을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즐거운 소식일 것 같네요.


 

 

Lantos Technologies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회사는 Lantos Technologies입니다. 이 회사는 모든 개개인의 귀에 완벽히 잘 맞는 3D 프린팅 이어폰을 제작하는 업체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전 세계 모든 사람의 귀 형태와 모양은 다 제각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고가의 이어폰이라도 자신의 귀에 완벽히 맞질 않기 때문에 소리나 음악이 전달되는 매 순간 그 소리의 일부는 계속해서 손실됩니다. 완벽한 고유의 소리를 듣기는 어렵단 소리죠. 하지만 이 이어폰은 사용자의 귀에 완벽하게 맞기 때문에 그러한 소리의 유실이 덜하며 그렇기에 소리를 작게 틀더라도 매우 잘 들린다고 합니다. 개발자의 말로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아용하는 $2500(한화 약 260만 원) 수준의 음질을 보여준다고 하네요. 또한 사용자의 귀에 잘 맞기에 운동 중 떨어질 염려도 없으며 소리를 필요한 만큼만 작게 틀어도 되기에 귀의 건강에도 유익합니다.

이 제품은 영국 웨이크필드에 위치한 회사이며 MIT 교수 Douglas Hart가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여 이어폰을 개발했습니다. 이 이어폰을 제작하는 과정은 먼저 기계를 투입하여 귀의 깊이와 귀의 모양을 스캐닝 한 뒤 3D 그래픽 데이터로 전환합니다. 그 뒤에 실리콘으로 그 형태를 인쇄하면 완성이 되는 겁니다. 가격은 $269(한화 약 28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 우수한 판매 실적을 내었다고 합니다. 다만 귀를 스캐닝 하는 과정에 많은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대면 거래나 온라인을 통한 판매는 고려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이 회사를 소개하면서 저번에 소개해드렸던 맞춤형 콘돔에 대한 내용이 떠오르네요. 정말 앞으로 나만의 물건을 하나씩 갖게 되는 세상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3D Trophy Factory

특정 사람이나 단체가 달성한 특별한 것을 축하하거나 어떤 날을 기념할 때 트로피를 전달해주고는 하는데요. 특별한 날에 그 트로피마저 특별하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벨기에에 위치한 회사 3D 트로피 팩토리는 소비자가 맞춤형 트로피를 제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게 되면 많은 트로피 샘플들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마음에 드는 트로피를 누르게 되면 그 트로피의 사이즈나 생김새, 색깔, 문구 등 모든 것을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수정할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위의 사진은 쓸이디멘션이 직접 이런저런 커스터마이징을 해본 결과물입니다. 글이나 그림을 직접 드로잉 펜으로 그려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실제 누군가에게 수상한다면 저렇게 대충 그려 넣지는 않으시겠지요.(각종 파일 이미지도 업로드하여 트로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처음 접속한 사람도 누구나 쉽게 트로피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메뉴들은 상당히 직관적입니다. 영어로 작성되어 있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외국 회사인 만큼 한글로 입력했을 시 입력되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아쉽습니다.

만약에 샘플 트로피를 벗어나서 아예 새로운 디자인의 나만의 트로피를 제작하고 싶으실 때에도 문제없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첫 디자인부터 새롭게 만드실 수 있으며 그 과정은 3D 트로피 팩토리의 디자이너가 돕는다고 합니다.


 

 

 

 

Schaffen

이번에는 전 세계 하나뿐인 나만의 시계를 만들어주는 업체 샤펜(Schaffen)입니다. 시계의 다양한 디자인을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독특한 점은 3D프린터를 이용해 시계의 로터를 출력함으로써 전 세계 하나뿐인 로터를 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로터는 시계의 후면에 장착되며 자동으로 태엽을 감아주는 시계추 역할을 합니다.

이 회사 샤펜은 싱가포르의 주얼리, 시계 업종에서 일하던 두 형제가 창업한 것으로 그들은 아버지의 5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아버지의 서명이 들어간 첫 번째 시계를 제작해 선물하였고 그 일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점이었습니다. 현재 킥스타터를 통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미 $77,500(한화 약 8천만 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시계의 동력 장치로는 셀리타의 ‘무브먼트’를 사용하였습니다. 킥스타터 캠페인이 끝나게 되면 신청자들은 회사의 안내에 따라 원하는 로터 디자인을 제출하면 됩니다. 그 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계의 다이얼, 초침, 날짜, 색 등의 세부 디자인들을 입맛에 맞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외국의 사례로는 특별한 주얼리부터 시작해서 맞춤형 시계까지 총 7가지를 다루어 보았고요. 이번에는 국내의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링크솔루션(Lincsolution)

링크솔루션은 3D프린터 출력 서비스, 3D프린터 하드웨어 개발, 판매 그리고 3D프린터 교육, 컨설팅 사업에 이르기까지 3D프린터의 모든 것을 담당하는 3D프린팅 종합 솔루션 회사입니다. 국내에도 이미 많은 3D프린팅 솔루션 업체가 있음에도 링크솔루션을 소개해드리는 이유는 이번에 링크솔루션에서 아모레퍼시픽과 진행한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바로 아모레퍼시픽과 3D프린터를 이용해 맞춤형 마스크 팩을 제작한 것인데요.

사진 : JTBC | 오늘굿데이
사진 : JTBC | 오늘굿데이

여러 방송사에서도 취재를 진행하였으며 쓸이디멘션에서 직접 통화해본 결과, 출력 재료로는 상온에 노출시 자연스레 경화작용이 일어나는 액체 하이드로겔을 사용하였으며 출력에는 약 1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단 세 번만의 사진 촬영으로 데이터를 취합하여 출력한다는 점인데요. 정말 효율적입니다. 출력에 사용되는 3D프린터는 아모레퍼시픽과 공동 개발한 프린터이며 해당 프린터와 마스크 팩 모두 올해 본격적으로 베타테스트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현재 이 3D프린터와 마스크 팩은 명동 아이오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 : JTBC | 오늘굿데이

 

 

외국의 사례 7가지와 국내 사례 1가지를 통해 3D프린터를 통한 소규모,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내는 스몰배치 사업의 현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3D프린터를 이용한 소규모 사업의 경우 처음에는 각종 비용에 대한 문제 혹은 출력 품질에 대한 문제로 단점만이 부각되는 경향이 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맞춤형 제품에 대한 수요와 저가 3D프린터, 저렴한 재료의 등장, 기술력의 향상 등의 현상과 맞물려 장점이 조금씩 빛을 발해 가고 있는듯합니다.

 

 

참고
1. 3DERS: 15 Ideas to start your own 3D printing business
2. 세중정보기술: Jewlr,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맞춤형 쥬얼리
3. 3DERS: Uvero 3D printed earbuds by MIT-spawned Lastos are made to fit your ear perfectly
4. 시계전문잡지 몽트르: 오토매틱 시계의 매력적인 반전 뒤태! 유티크 로터(Rotor) 10
5. All3DP: Personalized 3D Printed Rotors on Schaffen Wristwatches
6. JTBC: 오늘굿데이(꿈꾸던 미래 과학 눈 앞에 펼쳐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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